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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학교 신체검사에서 척추측만 진단을 받은지 20년이 넘게 지났네요. 15도 이하의 경미한 수준이고, ‘선천적인 거니 그냥 평생 고생하고 살라’던 그 당시 의사선생님의 발언처럼 계속 휜 상태를 방치하며 오랜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장시간 앉아서 일을 하는 전공을 선택하고 일을 하게 되며 ‘그 고생’이란게 현실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20대 초반, 허리 통증 때문에 식은땀을 흘리며 날밤을 샌걸로 척추와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만성 척추 통증은 친구처럼 15년을 저와 함께하게 되었죠.^^... 제 경우는 ‘15도 이하의 경미한 측만’으로 외과적인 분류로는 심하지 않은 상태였어요. 그런데 왜 그렇게 통증은 심한지, 정형외과에서 근육주사를 맞다가 현기증으로 병원에서 쓰러진 적도 있었습니다. 카이로프랙틱, 봉침, 마사지, 도수치료, 신경을 자극한다는 테라피 등등을 전전하며 살았습니다. 일시적인 효과를 보기도 했지만, 때로는 더 심해진 적도 있었구요.
처음 교정원을 찾아왔을 때 정형외과에서 찍어놨던 엑스레이 사진을 들고 갔습니다. 그런데 호일 쌤이 보시고는 심각한 얼굴로 한숨을 푹푹 쉬시더라구요. 이 정도면 몸이 엄청 힘들었을 거라고 하시면서요. 저는 15도 이하긴 했지만 척추가 3번이나 꺾여있는 복합체형이었거든요. 늘 정형외과에서 경미한 환자로 취급되었는데, 교정원에 오니 심각한 환자... 서양의학에서의 ‘눈에 보이는 증상으로 환자를 진단하는 것’과의 차이를 분명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던 제 고통을 누군가 알아주니까 반가운 생각부터 들더군요.
아마도 제 체형이 SSLX일텐데요, 눈으로 보이는 불균형, 팔자걸음, 요추전만, 무릎 구부리면 뚜둑하는 소리가 나는 것 외에도... 왼다리가 긴 체형이 가질 수 있는 질병은 거의 다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일단 소화기가 매우 안 좋아서 교정원에 오기 전에는 한 달에 한 번은 꼭 위염에 걸렸습니다. 커피만 마셔도 체를 했고, 회사에는 죽을 싸갖고 다니기 부지기수... 자궁근종도 오래 전에 진단받아서 계속 추적검사 하고 있었고, 이미 임신할 경우 무척 힘들 수 있는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감기는 몇 년에 한 번밖에 안 걸렸어요. LX와 정확히 일치하는 모든 증상들이 틀어진 골반 때문이었다니...
이 불균형을 최소 20년 이상을 방치했기에 생각보다 오래 교정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이제 곧 3년 째가 되어가요. 여기 온 다른 분들은 금방금방 나아서 가는 것 같던데...^^; 제 경우는 가랑비에 옷 젖듯이 몸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래도 바뀌긴 바뀌어요. 외관상으론 많이 호전되어서 거울로 보면 몸이 거의 대칭이 되었구요, 요추전만도 호전되었고, 팔자걸음도 안 걷고, 무릎에서 소리 나는 것도 반 이하로 줄고, 좀 더 유연해지고, 키도 1센티 컸습니다! 아무튼 외관상으로 몸매가 좀 좋아졌습니다. ㅎㅎ 가장 효과가 있었던 건 위염인데요, 교정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부터 그 지긋지긋한 위염과 거의 바이바이를 했습니다. 스트레스 아주 심한 경우 제외하면요. 척추 통증의 경우는...몸이 변하는 중이라 그런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처음엔 천장관절 통증 때문에 교정원에 왔는데, 지금은 천장관절은 완전히 멀쩡해졌고 통증이 견갑골 쪽으로 옮겨갔거든요. 이건 아직 제가 뭐라 말할 단계가 아닌 듯 합니다. 아무튼 계속 변하긴 변합니다. 아무 변화 없는 것 같다가 어느 날 거울 보면 ‘어라?’ 하는 느낌. 지금까지 다른 치료를 받아오면서 별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몸이 나빠지다가, 그래도 몸의 변화가 보이고 지금껏 유일하게 효과가 있었던 운동이기 때문에 게으른 제가 매일 운동을 하게 되긴 하더라구요. 지금은 운동이 일상이 되어 당연한 일처럼 하고 있는데, 앞으로 천천히라도 더 좋아지리란 확신이 있으니까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직 다리 길이 차이도 1mm~2mm 사이에서 길어졌다 짧아졌다를 반복하고 있는 와중이기에 제가 할 수 있는 얘기는 이 정도인 듯 합니다. 이제 견갑골 통증까지 벗어나면, 훨씬 활력있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날만 기다리며 계속 운동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쌤 늘 감사드리고 계속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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